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게임은 마약인가?


요즘 게임으로 대한민국이 핫하다.
다름이 아니라 게임이 악이라며 규제를 하려는 법안때문이다.
이 법안은 상당히 민감한문제이다.
나처럼 게임으로 밥 벌어먹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게임중독을 말하기전에 과연 중독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한다.
개인적으로 중독은 자의로 하루에 일정시간, 꾸준히 그것에 과도하게 몰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게임,마약,술만이 중독의 대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중독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쇼핑도 중독이 될수있고 티비도 중독이 될수있으며 운동하는 것, 먹는 것, 독서하는 것까지도 중독이 될수있는다는 이야기이다.
혹시나 내가 중독을 잘못 정의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네이버에서 게임중독의 정의를 찾아보았다.

아직까지 명확한 진단 기준은 없으나 임상 현장에서는 지나치게 많이 인터넷을 사용하거나 게임에 몰두하여 일상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과도하게 PC게임을 하면서 발생하는 게임중독도 통칭하여 인터넷중독이라고 불린다. 유병률은 2~15% 정도로 파악되며, 남녀 성비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다고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 사용을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이 하기 때문이다.
-출처 : 서울대병원

위 내용에서 밑줄친 부분에서도 그렇듯이 아직까지 명확한 진단 기준이 없단다.
진단 기준이 없다는 것은 키보드만 붙잡아도 게임 중독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명확한 기준도 없는 병명을 갖다붙인 저들의 주장은 게임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청소년이 폭력적으로 변하는 것도, 무기력해지는 것도  모두 게임때문이라고 한다.
이미 방송에서도 한몫했다.
MBC뉴스에서 게임의 폭력성을 실험한다며 피씨방 메인 전원을 차단해버리자 한창 게임 중이던 학생은 '아 씨바 미치겠다! 이기고 있었는데!'를 외쳤고 그 장면을 여과없이 전국에 송출됐다.
물론 그것을 보고 우리 나이 또래에서 게임의 폭력성을 보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부모세대에게는 사실로 다가왔을 것이고 게임에 대해 경각심을 심어주게 된 것은 사실이다.

1. 게임이 잘못일까?

현재 온라인 게임제재에 집중되어 있는 사이에 모바일게임제재법안은 통과되어서 실행되고있다.
이제 모바일게임에서 친구와 같이 게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과연 저들의 주장처럼 게임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면 그게 과연 사실인지,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지를 제시해야하는게 순서에 맞다고 생각하는데...
그런것없이 무작정 매출의 일부를 갖다바치란다.
돈을 주면 나머지는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정말 할말이 없다.

그럼 과연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게 맞을까?
게임이 무분별하게 폭력성과 중독성을 가지고 만들어 지는 것 같지만 사실 게임도 연령대에 맞게 즐길수 있도록 하는 '게임등급위원회'가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과도한 폭력성과 선정성, 치명적인 중독성을 가진 게임은 이미 게임등급위원회에서 제재를 하고 있으며, 등급 심사에서 통과하지 못한 게임은 발매되지 않는다.
즉,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게임은 이미 게임등급위원회에서 통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등급 판정을 무시하고 소위 '19금'판정을 받은 게임을 무분별하게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불법 공유사이트를 이용해 게임을 다운받고, 부모님의 주민번호로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대다수이다.
청소년들은 즐기지 말라고 이미 등급까지 매기는데 청소년들이 즐긴다면 이것은 게임회사의 책임인가? 청소년들의 책임인가?
일례로 GTA5가 발매되자 이 게임을 즐길수도 없는 연령이 10대가 즐거워했다.
GTA때문에 수능을 망치겠다는 커뮤니티들의 반응이 있었는데, 이런 반응을 어떻게 봐야할지 황당하다.
(10대가 GTA5를 할 것이 두렵다는 스포츠 조선의 기사. 분명히 GTA5는 19금 게임이다.

이번 공청회에서 상당히 어이가 없었던 말은 게임을 하면 청소년들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가정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발언이었다.
가정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잘못이다.
자녀에게 얼마나 권위가 없으면 부모의 말에 귀도 기울이지 않고 자기 할 것만 한단말인가.
부모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문제는 게임업계에서 매출의 100%를 갖다 바친대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이다.
부모의 권위가 돈으로 세워지는 것이라면 가정에서 돈을 벌어서 그들을 부양하는 부모의 권위는 하늘을 찔러야할테니 말이다.

2. '씨부려'보자

청소년들이 게임 과몰입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게임회사에서 일정 금액을 정부에 환원하라.

2.1 반문 : 매출의 6%면 순이익이 없는 회사는 어떻게 해야하나?

게임의 특징은 운송비가 제로이며 부가가치가 굉장히 높은 사업이지만, 개발 기간이 길고 초기 비용이 많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2.2 반문 : 매출의 6%를 가져가야 할만큼 큰 사업일까?

그 뿐 아니다.
공청회에서 보여주듯이 과몰입 대상을 오로지 청소년으로 한정짓고 있으며, 소위 중독법이라는 법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포장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서 귀에 박히듯이 말을 하는데 그럼 한 번 그 대상을 분석해보자.

(2011,2012년 게임백서를 찾았으나 요약본만 나와있고 전문은 나와있지 않습니다. 요약본에서도 인구 통계자료는 쏙 빠져있고 오로지 금액에 대한 이야기만 나와있습니다. 혹시나 전문이 있으신 분이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2010년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10대는 22.4%, 20대는 24.7%, 30대는 26.7%, 40대는 26.2%를 차지한다.
게임에서의 청소년은 고작 22.4% 뿐이며, 이는 게임인구의 1/4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소위 중독이라고 표현할만큼, 평일에 6시간 이상하는 청소년들은 10~15%뿐이다.
22.4%의 10~15%면 고작 2~3%밖에 되지 않는다.

게임 인구 중 2~3%를 위해 게임 업계의 매출 6%를 가져가야 할 만큼 대단한 사업인지 의문이 생긴다.

2.3 반문 : 게임 과몰입을 해결하기 위해 준비된 방안이 무엇인가?

매출 6%를 가져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백번은 아니고 천번이나 만번쯤 양보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해보자.-솔직히 양보하기도, 양보하고 싶은 생각없다. 6% 헌납은 죽으라는 소리와 다를바 없다.
그래도 한 번 생각해보자.
6%를 가져가서 활용할 실질적 방안이 단 한번이라도 제시된 적이 있었던가?
기억을 되짚어봐도 게임은 규제해야할 대상이다며 규탄하기 바빴지, 그에 대한 방안은 제시된 적이 없던 것으로 기억한다.

2.4 반문 : 인터넷 상의 문화가 통제되는 것에 대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조금만 시간을 되돌려 2000년대 중반 쯤으로 돌아가보자.
그 당시 뉴스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내용이 있었다.
바로 '인터넷 실명제'이다.
기억할지 모르겠으나 인터넷 실명제를 찬성하며 결의하려고 했던 것이 한나라당, 지금의 새누리당이다.
(팩트를 가져오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말하지만 조금만 기사를 찾아보시라.)

그리고 다시 지금으로 되돌려보자.
중독법에 들어간 애매한 구절이 있는데 바로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부분이다.
잘 생각해보시라, 온라인 컨텐츠는 게임 하나뿐이 아니다.
중독으로 몰아붙이면 인터넷의 모든 커뮤니티 통제가 가능하다.
놀랍지만 거짓이 아니다.
현재 아동청소년보호법, 소위 아청법으로 인해 개인의 정보가 이미 노출된 상황이다.
(토렌트 피어를 어떻게 역추적해서 개인을 고소하는 것이 가능할까 잘 생각해보자.)
인터넷을 정부가 장악하는데 무섭지 않은가?

3. 게임이 뭐길래?


과거 29만원의 전모씨 시절에 만화 산업을 탄압하며 만화 산업은 쇠퇴 일로에 접어들고 종래에는 만화 하청국가로 거듭나게 되었다.
전세계 애니메이션의 80%까지도 한국에서 그렸지만, 우습게도 흥행한 국산 창작물은 단 한개도 없었다.
벌써 30년 이상이 지나고 만화가 웹툰이라는 다른 장르에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링겔 꽃고 병실에서 골골거리는 허약한 문화 생산국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그 30여 년 전의 일이 현재에도 똑같이 진행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에이, 겨우 매출 6%가지고 게임 산업이 죽는다게 말이 돼?"
라고 하는 사람은 보나마나 악플이나 달거 같은 사람이니까 댓글도 달지말고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려서 놀길바란다.
매출의 6%라면 투자받아서 이제 시작하는 신생기업은 자라기 힘든 상황이며, 국내 대기업 역시 그 돈을 내가며 굳이 국내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넥슨은 일본이 본사, NC는 넥슨이 이미 16%의 지분을 가져간 자회사이고, 그라비티 역시 일본이 본사, 액토즈는 중국이 본사이다.)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기업들이 굳이 세금으로 6%를 헌납하라는데 그냥 있을까?
우리나라 게임 기술을 탐내는 나라는 엄청나게 많다.
가까운 중국에서는 웃돈 얹어주며 우리나라 게임기술자들을 스카웃해가는 상황이며, 이런 상황을 알자 독일에서는 지원을 약속하며 넘어오라고 꼬드긴다.

이런 상황에서도 애국심으로 한국에 남아서 한국의 이름을 빛낼거라는 착각은 접어두자.
독일에서 프로젝트당 10만 유로를 지원하겠다는 말을 하자, 게임 개발자들은 80% 이상이 독일로 떠나겠다는 리서치 결과가 있다.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조사했다. 나머지도 영어만 조금 되면 떠나겠다는 사람도 많다.)
황금 알 낳는 거위가 살아있을 때나 황금을 만질 수 있는 것이다.
욕심으로 배를 가른 어리석은 농부는 거위의 갈라진 배를 보며 허망해했다.
대한민국 정부도 우화의 어리석은 농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눈앞의 이득만 보고 게임 산업에 과징금이나 물을 생각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게임 산업이 무너지고 그나마 꺼낼 황금알마저 없어지면 그 때가서 땅을 치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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