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9일 화요일

리그오브레전드, 시즌 3를 보내며

말도 많고 플레이 하는 사람도 많았던 리그오브레전드 시즌3.
돌이켜보면 시즌3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시즌3는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한번 되짚어보자.

1. 운영

대부분의 게임이 그렇지만 E-Sports라는 틀 안에서는 기본이 짜여지고 발전하는 시기가 있다.
시즌 1에서 EU스타일이 메타의 틀을 만들었다면, 시즌 2에서는 전략이 짜여졌다고 생각한다.
시즌 2에서의 경기는 각자의 스타일이 강하게 드러나는 시기였다.
그러나 시즌3에서는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운영의 묘가 더해지기 시작했다.
초반에 이득을 취하면 그 이득과 맞물려 더욱 큰 이득을 취해가며 상대와의 차이를 벌려나가고, 손해를 보면 어떻게든 손해를 상쇄시키며 따라가는 '수'라는 요소가 생겨났다.
그리고 이때부터 소위 'OP(Over Power)' 챔프들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2. 라인전

시즌 3에 OP라고 불렸던 챔피언들의 특징을 보면 라인전이 약한 챔프가 거의 없다.
(라인전이 약한 경우, 글로벌 스킬이나 엄청난 DPS, 라인 푸쉬력, 로밍 능력 등등 다른 부분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성능을 자랑하는 챔피언이다.)
시즌 2와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시즌 2에서는 라인전에서의 약세를 가지고도 글로벌 골드와 원하는 타이밍에 한타를 가져감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그럴수 있었던 이유는, 라인전이 조금 약하더라도 '더티 파밍'으로 불리는 정글 크립을 지속적으로 사냥하면서 경험치와 골드를 조금씩 충당할 수 있었고, 골드 수급에 도움을 주는 아이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시즌 2에서는 라인전이 힘들어도 '왕의 귀환'이 가능한 챔피언들로 구성이 되어도 후반 팀 파이트에서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에 왕귀를 함으로 상대를 박살내는 운영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시즌 3에서 더티 파밍이 힘들어지고 골드 수급 템들이 사라지자 양상은 크게 바뀌었다.
왕의 귀환시기는 크게 늦춰짐에 따라, 라인전에서 패배는 곧 후반 팀 파이트에서도 패배함을 의미했던 것이다.

3. 정글러

라인전의 중요성과 함께 정글러 역시 변하기 시작했다.
시즌 2에 주류를 이뤘던 아무무,스카너, 쉔, 녹턴 등의 챔프의 시대는 가고, 초반 버프 몬스터 중요성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카운터 정글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즉, 자신의 버프 몹을 먹고는 상대 정글로 달려서 버프를 스틸하는 행동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카운터 정글에 항상 대비를 했고, 결국 초반 정글 싸움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었다.

결국 한타에서의 강력한 궁극기를 자랑하던 아무무, 스카너, 쉔 등의 '초식 정글러'의 시대는 가고 빠른 정글 속도와 맞싸움, 카운터 정글에 강력한 리신, 자르반 등의 '육식 정글러'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정글러들의 템트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시즌 2에서는 정글러가 도란검 사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시즌 3에서는-물론 중반 이후에 그랬지만-정글러의 첫 템이 도란검이 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3. 시야 장악

오브젝트와 운영의 중요성이 맞물리며 중요한 요소로 떠오른 것이 바로 시야 장악이다.
시즌 2 역시도 와드가 중요했으나, 75원이라는 가격으로 리스크-와드를 사게 되면 아이템 사는 속도가 늦어지는-를 불러왔었다.
그렇기 때문에 와드가 적게 설치되어 있었고, 적게 설치된 와드를 지우기 위해 400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굳이 예언자의 영약을 항상 먹어야 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시즌 3에서 '시야석'이라는 아이템이 등장하며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이제는 75원이라는 거금을 들이지 않고도 엄청난 숫자의 와드를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그 엄청난 숫자의 와드를 제거하기 위해 예언자의 영약은 필수로 먹게 되었고, 제거된 만큼 또다시 설치하기 위해 와드를 구매하는 무한 루프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리스크를 모든 라인의 챔피언들이 담당한 것은 아니다.
오로지, 아이템이 하나 부족해도 어느 정도 효율을 낼 수 있는 서포터가 이 모든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 것이다.

4. 라인 스왑

시즌2에서는 원딜 오브 레전드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원딜의 캐리력은 강력했다.
몇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시즌 2 대세로 쓰이던 원딜 성능이 뛰어났었다.
그러나 시즌3에 와서는 AD캐리의 캐리력이 줄어들었다.
이유는 정글러와 관련이 크다.
초반 갱킹과 맞딜이 강력한 육식 정글러가 판을 치다보니 와딩하고는 마음놓고 파밍하는게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리고 캐리력을 보충하기 위해 탑에서는 왕귀형 챔피언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즌 3에서 '라인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운영을 이끈다.'는 기본적인 전략은 탑 라인을 그냥 두지 않았다.
바텀 듀오가 상대 왕귀형 탑솔러를 신나게 괴롭히고 있으면, 상대 바텀 듀오는 우리 군중제어 및 탱커형 탑솔러와 상대하는 전략이다.
결국 상대 챔피언은 왕귀하는 시기가 엄청나게 늦어지게 되고, 그에 비해 우리 챔피언은 한타에서 존재감을 발휘하는 챔피언이다 보니 팀파이트에서 이길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특히 타워 철거에 주력하는 조합이 등장함에 따라 라인 스왑의 의미가 조금 달라지게 되었다.
AD캐리와 서포터를 상대 탑솔러와 같은 라인에 서게 하면서 그 라인에 있는 타워를 빠르게 철거하기 위해 라인스왑을 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특히 스노우볼이라는 요소가 중요해지면서 초반 타워 철거는 엄청난 스노우볼 효과를 지닐 수 있는 조건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이후 패치를 통해 타워 철거 조합이 힘을 잃긴 했으나, 여전히 이런 이유로 라인 스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시즌 4에 바라는 점...

시즌 3는 굳이 티어제도를 서술하지 않더라도 불합리한 점이 드러난 시즌이었다.
고착화된 EU스타일, 초식형 정글러의 몰락, 외면당하는 라인전 약캐, 노예 서포터 등등...
시즌 4에서 모렐로가 정신차리고 '이것은 불합리하다!'하고 뜯어고칠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시즌 3에 보여줬던 수준이나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 빠지는 소리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도타를 대차게 말아먹은 전력이 있는 양반인데 과연 잘 뽑아낼 수 있을까?

아, 시즌 4에 바라는 점은 딱 하나있다.
시즌 4 기간 중에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 꼭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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